첫 덕평 쿠팡 오후조 출근 후기를 남긴 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달 반정도가 지났고 출근도 10번 가까이 했다. 아직도 업무에 대해서는 많이 모르지만(그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집품 업무만 했다) 그래도 쿠팡 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해도는 조금이나마 높아졌다.
블로그 유입을 보면 덕평쿠팡, 덕쿠, 쿠팡 알바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데(놀랍게도 1년 내내 작성한 글들보다 유입이 많다...ㅠㅠ)
흥미롭게도 다들 비슷한 궁금증을 가지고 들어온다. 물론 그것도 내가 처음에 다 궁금해했던 내용들이다.
그래서 나도 쿠팡허접(?)이지만 쿠팡을 다니면서 알게 된 내용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Q&A로 게시글을 작성해보려 한다.
다만, 나는 덕평 쿠팡 그것도 6시부터 새벽 3시 45분까지 근무하는 오후조에만 출근 했기 때문에 다른 지역의 쿠팡의 경우는 다를 수 있다.
내가 이전에 쿠팡에 첫 출근한 후기를 2편에 나누어서 연재를 했었는데 읽고 오면 첫 출근하는 분들에게는 약간의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1.
덕평쿠팡에 개인이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이 있는가?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선반은 있지만 사물함은 없다.
자물함을 걸어서 사용할 수 있는 사물함은 계약직 사원들만 이용할 수 있고 단기 사원들은 2층에 오픈되어 있는 선반에 짐을 보관할 수 있다. 사원들 수에 비해 칸이 지나치게 좁기 때문에 개판이 되기도 한다. 물론 오픈되어 있기 때문에 도난의 위험이 있기는 하다. CCTV가 있기는 하지만 '분실시 책임지지 않는다'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꺼림찍한 마음에 나는 귀중품은 항상 가직고 다니지 않았다.
2.
매점, 자판기가 있는가?
둘 다 있다! 자판기는 층마다 있고 매점은 4층 식당에 있다.
자판기의 특이점은 직원 복지차원인지 모든 음료수가 300원이다! 데자와, 캔커피, 생수, 코코아 이런 거 모든 거 상관없이 300원이다. 게다가 카드 결제도 되는 자판기여서 정말정말 편하다. 다만, 주말에는 자판기가 새로 채워지지는 않는 것 같아서 일요일에 출근했을 때는 모든 메뉴가 품절이었다.
매점은 4층 식당에 가면 식사를 하고 나가는 곳에 작게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자판기 가격을 생각하면 큰일난다. 밖에 있는 편의점과 가격이 같다. 몇 개만 사도 1시간 시급이 훅 날라갈 정도로 비싸니까 정말 급할 때만 이용하는 게 좋은 것 같다. 나는 간식거리가 먹고싶을 떄가 많아서 밖에서 사서 가져와서 저녁시간에 먹곤 했다.
3.
급여는 언제 입금되는가?
익일 지급이 쿠팡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급여는 다음날 6시에 입금이 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고 보통 더 일찍 입금이 된다. 10번 정도 급여를 받아본 결과 6시 이후에 지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보통 3시 경에는 입금이 완료된다.
급여는 얼마인가?
오후조의 급여는 95,265원이다. 고용보험 등 이것저것 제하니 공지된 급여보다 1,000원 정도 더 적게 입금이 되는 것 같다.
보너스급여 인센티브가 있는가?
있다! 다만, 개별 인센티브가 아니라 전체 인센티브이다. 즉, 내 uph가 높다고 돈을 더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공정 전체의 uph가 높으면 인센티브를 준다. 사실 그 날 물량이 많을수록 uph가 높고 물량이 적어서 널럴할수록 uph가 낮을 수밖에 없는데 그날 일이 많았으면 보통 인센티브를 받는 것 같다.
3가지 구간으로 나누어 최대달성의 경우 단기사원의 경우 10,000원(받아본 적은 없다), 초과달성의 경우 5,000원, 그 밑의 경우는 3,000원이다.
나는 10번 출근 중에 5,000원을 2번, 3,000원을 3번 받아봤다. 5천원을 받은 날에는 정말 힘든 날이었기 때문에 차라리 나는 인센티브 안 받고 널럴하게 하는 게 훨씬 좋다ㅠㅠ
인센티브는 1주~2주 뒤에 입금이 되는 것이고 급여와 동시에 입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4.
기온
이거는 좀 애매하다. 일단 지하층의 경우는 환기가 매우 잘 안 되어서 약간 답답하고 후덥지근하다, 2층도 마찬가지. 그런데 1층의 경우에는 밖에 뚫려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 나는 항상 밖에서 입던 아우터 그대로 입고 들어갔는데 항상 더웠다.. 한 겨울이 되면 어떻게 될지 몰라서 고민이다. 패딩을 입고 간다면 어떻게 해야 될지 아직 감이 안 잡혀서 근무 선 후에 추후에 수정해보고자 한다.
5.
저녁시간은? 그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오후조의 저녁시간은 오후 10시부터 11시이다. 10시가 되기 5분 전쯤에 사람들은 슬슬 눈치를 보면서 하던 업무를 종료를 한다. 그리고 중앙에 모여서 원바코드로 체크를 하고 소지품 검사를 하고 나가서 4층의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면 된다. 식사는 일반적인 식판에 밥을 받아서 먹을 수도 있고, TAKE OUT 코너에 가서 라면, 빵, 음료 등을 받을 수도 있고 둘 중 하나 선택해서 먹으면 된다.
사실 저녁시간은 굉장히 짧다. 지하에 근무했다면 식당까지 가는 데 10분, 식당에서 줄 서는 데 10분, 식사시간 20분, 원래층으로 10분 돌아오면 이제 들어가야 할 시간이다. 나는 그래소 항상 TAKE OUT을 해서(대기시간이 없다) 컵라면을 후루룩 먹고 쉬고는 한다.
저녁시간에는 2층으로 가서 냈던 휴대폰을 다시 돌려받아서 쓸 수도 있다. 소지품 보관함으로 가서 개인의 물건을 사용할 수도 있고 상당히 자유로운 시간이다. 시간이 매우 짧을 뿐...
6.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사실 집품등의 업무를 할 때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템은 굉장히 많이 있었다.
다만, 물병, 귀중품 외에는 모든 것이 반입이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나는 심지어 인공눈물을 가지고 들어가고 싶었는데도 나오는 길에 이거 반입 안 된다고 걸렸다. 물론 핸드크림과 립밤도 안 된다. 립밤을 가지고 들어갔다가 나오다가 걸려서 혼나는 여자분도 보았다.
심지어 손목시계까지도 안 된다. 그래서 몇 안 되는 쿠팡에 있는 시계를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쿠팡을 위한 아이템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꼭 추천하고 싶은 아이템은 <락포트 깔창>이다. 집품 업무를 할 때 오래 걸어다니거나 오래 서있을 때 정말 발이 편하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락포트 깔창에 대해서 포스팅한 게시물을 볼 수 있다.
7.
쿠팡 단기 지원방법은?
첫 근무자의 지원 방법은 이전에 쿠팡 첫 근무 후기에 상세히 적어놓은 것이 있으므로 아래 링크에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첫 근무가 아니고 두 번째 근무부터는 지원 방법이 다른데 바로 쿠펀치 어플을 사용하는 것이다.
근무하기 전날 오후 4시 30분부터 쿠펀치에 지원하는 창이 열린다. 거기서 센터와 업무를 골라서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품 티오 몇명, 현재 지원 몇 명 이런식으로 뜬다.
(쿠펀치 어플은 보안 때문에 캡쳐가 안 된다ㅠㅠ)
지원 가능 인원 수를 다 채운 경우에도 일단 지원을 할 수는 있다. 거기서 결원이 생기거나 취소를 하는 경우는 확정 문자를 주기도 하는데 예비번호 같은 개념인 것 같다.
그렇게 지원을 하고 기다리면 확정 문자가 온다. 첫 근무와 마찬가지로 지원 하고 그냥 일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업무가 확정되었다는 문자를 받고 출발해야 한다. 이 확정문자는 바로 온 경우도 있었고 다음날 온 경우도 있었는데 센터 상황에 따라 다른 것 같다.
8.
출고 업무의 종류는?
나는 거의 집품 업무만 했었고 리배치, 라우터는 팔려가서 잠깐 했었기 때문에 다른 공정에 대해서는 정확히 잘 모른다ㅠ
그래서 나무위키에서 출고 업무 관련한 내용를 퍼왔다.
피킹(집품)
가장 단기 사원을 많이 뽑는 알바이며, 현재 쿠팡 알바라면 포장과 진열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업무.
이전에 첫 근무 후기에서 내가 한 업무의 대부분이 집품(피킹)에 대한 설명이므로 자세한 것은 생략!
패킹(포장)
단순한 포장 업무. 집품해온 상품을 전산에 표기된 상품과 갯수에 맞게 박스나 봉투에 담아 포장하는 업무이다. 주로 여자들이 많이 한다. 패킹 하는 사람들의 90%는 여자인데, 아주머니들의 숙련도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기계처럼 촥촥촥촥 무지 빠른 속도로 포장을 하신다.
푸시
패킹하는 사람들에게 집품 완료한 박스나 바구니를 밀어주는 역할이다. 방법은 쉬운데 피로도가높은 편이다. 밀리는 상품을 밀어 넣거나 바닥에 내리거나 해야 하고 오집, 출고취소, 바코드 오류 등등을 해야 한다.
레일 보기
물건이 레일을 타고 내려오는 걸 보면 된다. 레일이 막히면 박스를 밀어주면 된다. 핸드폰 반입이 가능하던 시절엔 노래 들으며 뺑기치기 좋은 업무였지만, 핸드폰 반입이 금지되고 일부지역에서만 시간을 확인 할 수 있어 몸은 편하지만 멘탈이 고통 받는 업무이다.
나는 이 업무를 하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 아마 덕쿠에는 없는 업무가 아닐까 싶다.
박스 접기
박스 접기는 말 그대로 패킹 작업자가 빠르게 작업 할 수 있도록 박스를 호수별로 미리 접어두는 작업이다. 덕쿠는 이 역할이 따로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리배치 하러가서도 박스 오지게 접었고 리빈 하러 가서도, 라우트 하러 가서도 박스 오지게 접었다.
리빈
집품된 토트를의 상품들을 A,_B,_C,_D 등 각각의 주문자에게 맞게 재 분류하는 업무이다. 일의 강도는 어렵지 않으나 다소 지루하다.
라고 설명이 되어있었지만 나는 리빈 업무가 상당히 힘들었다. 토트들이 꽤나 무겁기 때문 ㅠㅠ
워터(출고)
토트 및 박스 등을 적재하여 적절한 곳에 옮기고 패킹하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재료들을 보충시켜주는 일등 출고파트의 모든 잡일을 하는 업무이다.
잡다한 일을 이것저것 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는 매번 다르며, 주로 남자 단기 사원이 차출된다. 물량이 많을때는 단순한 일이라도 빡세기에 임의로 차출해 인원 보충을 해준다.
리배치
상품이 담긴 토트를 재 분류하여 카트에 적재하는 업무다. 토트 하나, 둘 옮기는 것이야 일도 아니지만 물건이 가득 담긴 10kg 내외 토트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계속 내려오기 때문에 쉬기 어렵고, 계속 토트를 적재하며 쌓아 올려야 한다. 3인 1조로 배치되면 그나마 낫지만 2인 1조라면 바쁜 편이다.
멀티
센터의 2층, 3층 등에서 피킹된 토트를 1층에서 다시 재분류하여 각 파트에 전달하는 업무. 남성은 토트를 적재하고 옮기는 일을 하고 여성은 토트의 바코드를 스캔하는 일을 맡는다.
기프트
컨테이너 롤의 순환이 지체되어 포장한 상품을 위에 적재할 수 없을-때 바닥에 내려놓아야만 한다. 그러면 기프트를 담당하는 사원이 바닥에 쌓인 박스 및 봉투를 카트 위에 담아 컨테이너 롤 끝부분으로 가져가 다시 적재하는 일인데 업무 강도는 해당 날짜의 물량에 따라 다르다. (현장작업 안해본 사람이 하는 말 같은데, 물량은 계속 있고 물량이 없으면 포장 등의 일을 노란 조끼가 지시한다. 쿠팡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업무 강도를 힘들다, 덜 힘들다 따위로 구분하지 절대 물량에 따라 다르다고 하지 않는다. 정말 물량이 없으면 돈 벌기 위해 눈치보면서 청소함. 의자에 앉아 있는 양반나으리의 탁상공론st발언.)
그런데 쿠팡의 가장 큰 문제이자 내가 가장 큰 단점으로 꼽는 것이 자기가 선택한 공정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높은확률로 팔려간다
특히 집품을 하고 있는 남자는 50% 이상의 확률로 더 힘든 공정으로 끌려간다(허브 같은 곳)
집품 업무를 하고 있으면 직원이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어슬렁 거린다. 그리고 남자만 쏙쏙 골라서 'PDA 자리에 놓고 중앙에서 대기하세요'
하면 다른 공정에 일손이 달려서 데리고 가는 건데, 당연하게도 몸을 많이 쓰고 힘들 일로 끌고가는 것이 문제이다.
아니 애초에 나는 집품을 하고 싶어서 선택을 했고 근무가 확정이 되었는데 왜 다른 데로 끌고가지?
더 문제는 쉬운 업무든 어려운 업무든 같은 시급을 받고 일을 하는 것인데 여자는 절대 안 끌고 가고 남자만 끌고 간다는 것.
그래서 이런 거 몇 번 겪으면 아주 X같아서 남자 단기는 줄어들고, 힘든 일을 할 남자가 없어지고 따라서 힘들일로 남자를 끌고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몇 번 끌려가면 쿠팡 정말 가기 싫다.
백 번 양보해서 여자들은 쉬운 업무만 하고 남자들은 힘들고 몸쓰고 위험한 업무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시급을 다르게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9.
출근 신청해놓고 못가는 경우?
나도 몰랐는데 출근 신청한 후 이유 없이 잠수를 타거나, 신청한 후 약속대로 가지 않으면 '블랙리스트'와 비슷한 것이 있다고 한다. 저런 상황이 반복되면 근무 확정 문자를 주지 않는 것. 검색을 해보니 3개월이 지나면 풀린다, 6개월이 지나면 풀린다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자세한 내부 방침은 공개되어있는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쿠팡 업무를 계속 하고 싶다면 출근 신청을 했으면 반드시 나가야 하고, 만약에 피치못할 사정이 생기면 전날 오후 1시까지 문자로 알려주어야 한다고 한다.
10.
복장은 어떻게 입고 가는 것이 좋을까?
공식 규정을 보면 샌들, 슬리퍼, 반바지 빼고는 자유로운 것 같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은 츄리닝을 입고 오는데 남자의 경우에는 은근히 슬랙스도 많이 입고 온다. 그리고 청바지도 많이 보았다. 사실 집품의 경우는 힘 쓰는 일보다 오래 걷는 일이 대부분이므로 발과 다리가 편한 신발만 입는다면 뭐 크게 문제될 것 없고 누가 뭐라하지도 않는다.
다만 바지 중 허리띠를 착용해야 하는 바지를 입으면 상당히 귀찮다. 나갈 때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하는데 허리띠를 벗어서 바구니에 따로 두고 몸만 통과해야 하기 때문. 그래서 나는 항상 허리띠가 필요 없는 바지만 입고 다녔다.
이렇게 10개를 정리해보았다. 더 쓰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생각이 안 난다ㅠㅠ
티스토리 블로그는 좋은 점이 누가 무엇을 검색해서 내 블로그에 유입이 되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쿠팡 관련해서 사람들이 뭘 제일 궁금해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래서 유입로그 잘 찾아보다가 계속 추가를 해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