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꿈 이야기


1편에서는 덕평 쿠팡 오후조 알바 앞서서 저녁(야식)을 먹을 때까지에 대한 후기를 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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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1편에 나왔던 때까지는 다리도 별로 안 아프고 쌩쌩했었다.
식사시간은 10시부터 11시까지였는데, 나는 처음이었기 때문에 몇 시에 들어가야 되는지도 모르고 중앙 데스크로 가는 길이 복잡해서 길을 헤맬수도 있을 것 같아서 40분 경에 출발을 했다. 들어갈 때나 나올 때는 항상 금속탐지기를 통과하고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한다.
들어가는 길을 헤맬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나와 비슷하게 들어가시는 분이 있어서 따라가면 됐다. 43분정도쯤에 도착했는데 데스크에서 출석 바코드(원바코드)를 찍고 다시 집품업무를 하려고 했지만 다른 곳으로 보내졌다. 집품이 재밌었는데ㅠ
(참고로 원바코드는 첫날 받고 다음에 출근할 때도 계속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다. 퇴근했다고 버리면 재발급 받느라 번거로우니까 잘 보관해두길!)

내가 새롭게 맡은 업무의 이름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포장된 상품이 도착하면 상품들을 주소별로 분류하는 것이다. 포장을 하시는 근무자분들이 포장을 하고 송장을 붙여서 이쪽으로 보내주신다. 그러면 보내주신 물건을 주소지별로 분류해서 컨베이어벨트에 올리는 작업이었다. 예를 들어, 포장된 택배가 수십 개가 한 순간에 도착을 하는데 서초, 송파, 화성, 안산, 동탄 이런 주소가 송장에 써서 오는데 그걸 보고 분류해서 상자에 담아서 컨베이어벨트에 실어서 위로 보내는 것이다.


일의 난이도 자체는 돌아다니면서 상품을 담는 집품보다는 훨씬 쉬웠다. 그냥 바구니에 상품을 분류하기만 하면 끝이어서 걸을 필요도 없고, 딱히 무거운 물건도 거의 오지 않았다. 무거운 물건이라고 해봤자 A4용자 박스 하나 정도?
그런데 바쁠 땐 정말 바쁘고 안 바쁠 땐 정말 할 게 없다. 나는 이 때 쉬는 것보다 차라리 일을 하는 게 낫다고 느꼈던 것이 다들 정말 열심히 일을 하는데 할 일이 없어서 멀뚱히 서있으면 굉장히 민망하고 미안한 기분이 든다. 집품을 할 때에는 너무 힘들면 그냥 열심히 돌아다니는척(ㅋㅋ)하면서 조금 쉴 수도 있었지만 이 업무를 하면서는 대놓고 쉴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눈치껏 쉬기도 힘든 것. 그래서 퇴근 할 때 쯤에는 하나도 안 바쁜데 바쁜척을 하는 능력만 많이 생겼다ㅋㅋㅋ
게다가 이 업무는 혼자 하는 집품 업무와는 다르게 3~4명이서 같이 하는 일이어서 내 적성에 맞지 않았다. 나는 그냥 조용히 혼자 돌아다니면서 일을 하는 게 조금 더 취향인데 새로 한 업무는 호흡을 맞추어서 같이 하는 업무기 때문에 눈치를 봐야하는 측면이 있어서 조금 귀찮았다.

기계적으로 일을 반복하다 보니 시간은 정말 빨리 간다. 2시까지는... 개인적인 기준으로는 2시간 정도의 업무 시간이 남은 2시부터 지옥의 문이 열렸다. 발바닥이 너무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졸려서 눈은 감기고 앉고만 싶었다. 업무의 양이 약간 줄어든 틈을 타서 일하던 3명이서 한 명씩 돌아가면서 화장실을 갔다가 쉬기로 했으나, 나는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오래 걸어야 하는 것도 다리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이 가고싶었음에도 차라리 안 가고 그냥 서 있었다. 그정도로 힘들었다ㅠㅠ 하지만 화장실도 엄청 눈치 보면서 가야되고 다리가 너무 아파도 쉴새 없이 물건을 날라야 했던 상하차를 생각하면 이곳은 정말 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2시 30분 정도가 되자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줄었다. 분류해야 하는 카트가 거의 도착하지 않아서 열심히 일하는 척 하는 게 힘들었다. 융통성 있게 일이 아예 없을 떄는 앉아서 쉬면 안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열심히 일해야 하는 사람들의 사기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맘 편히 쉬지 말라고 하는 이유를 조금 알았다. 3시가 넘자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들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니 시간이 빨리가는 게 느껴졌다. 이 업무가 좋은 점이 업무 마감 1시간 전부터는 일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점인 것 같다. 3시 40분까지 집품하시는 분이나 포장하시는 분은 쉴 새 없이 일을 하시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5시간은 금방 간 것 같다. 3시 45분에 바코드를 찍고 퇴근해야 하는데 아까 저녁(야식)시간 처럼 3시 30분이 되면 다들 슬슬 업무를 마감을 하고 35분이 되니까 미리미리 중앙 데스크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만약 집품 일을 혼자 했다면 눈치껏 일찍 줄 못 섰을 텐데 경험이 있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하다 보니 이야기를 들어서 일찍 줄을 섰다. 일찍 줄을 서야 하는 이유는, 늦을수록 퇴근 체크를 할 때 줄을 길게 서야 하고 나갈 때 금속탐지기 조사와 소지품 검사를 할 때도 줄을 길게 서서 기다려야 한다. 또 심한 경우는 집에 가는 길 셔틀버스에서 앉아 갈 자리가 없기도 하다고 한다. 
35분에 줄을 서고, 정확히 45분이 되자마자 퇴근 바코드를 찍어준다. 아마 기록을 45분 이후로 남겨야 하기 때문인 것 같다. 45분에 퇴근 체크를 하고, 소지품 검사를 받고 이제 다시 2층으로 간다. 2층으로 가서 맨 처음 휴대폰을 맡기고 카드키를 받았던 곳에 퇴근 싸인을 하고 카드키를 반납하고 휴대폰을 돌려받는다. 여기서 잊으면 안 되는 게 휴대폰을 받자마자 전원을 다시 켜서 쿠펀치 앱으로 퇴근체크를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셔틀버스는 3층으로 올라가서 밖으로 나가면 엄청나게 많은 버스가 줄지어 있다. 자신이 타야 하는 버스를 어디서 타느냐는 버스가 너무 많아서 찾기 힘들 수도 있는데, 2층과 3층 벽에 각 지역 별 셔틀버스 타는 곳이 붙어있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나가는 것이 쓸데 없이 버스 앞부분 다 보면서 돌아다니는 수고를 줄여줄 것이다. 45분에 퇴근을 했지만 이것저것 하고 셔틀버스에 탑승 하니 4시 정각이 되었다. 일단 뭘 하든 줄을 서야 하고, 엘리베이터는 줄이 너무 길어 보통 계단으로 이동하는데 쿠팡 건물 계단 한 층이 다른 건물 계단 3층은 되는 것 같다. 창고 건물이라 천장이 높아서 한 층 이동하는데도 정말 힘이 들었다.


버스에 탑승하면 도착할 때까지 불이 꺼져있다. 나도 마찬가지고 보통 일하고 집에 가는 사람들은 버스 좌석에 앉자마자 골아떨어지는 것 같았다. 극한의 피곤함에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니 딱 5시가 되어 사당역에 도착을 했다. 이 때는 보통 첫차가 없는 시간대여서 다른 사람들은 지하철역에서 기다리거나 택시를 타고 가는 것 같았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5시에 첫차인 버스가 집 근처까지 가서 첫차를 타고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후 6시 경에 이 날 일한 일급 9만 5천원이 입금이 되었다 하하하하 이맛에 알바 하는 것 같다.

덕평쿠팡 (덕쿠)에서 남자 오후조 출고 알바 해 본 첫날 후기 2편




그리고 1주일이 지난 어느날 5000원이 추가 입금이 되었는데, 1편에서도 언급 했듯이 9월 23일 출고 공정 UPH 달성해서 인센티브가 주어진 것이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역시 이런 인센티브가 있어야 사람들이 더더욱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물론 무임승차자도 당연히 있겠지만 나 개인적으로도 저렇게 인센티브를 한 번 받고나니 다음에 갔을 때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인센티브의 양은 단기인지 계약직인지에 따라도 다르고 목표량의 달성 정도에 따라서도 다르다.)

덕평쿠팡 (덕쿠)에서 남자 오후조 출고 알바 해 본 첫날 후기 2편 2



쿠팡에서 출근하고 다음날 바로 한 것은 엄청 편한 깔창을 구매한 것이었다. 사실 쿠팡 알바는 힘들 게 전혀 없다. 엄청 무거운 걸 들어서 힘 쓸 일도 없고 머리를 엄청 써야 하는 알바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오래 서있고 오래 걸을 수 있는 체력이다. 그래서 쿠팡 알바를 오래 하려면 매우 편한 깔창이 반드시 있어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락포트 깔창을 구매하고 알바를 한 번 더 다녀왔는데 다리가 훨씬 덜 피곤했고 발바닥도 안 아파서 대만족이었다.

나중에 락포트 깔창 후기도 작성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