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대형 문구점에 구경을 하러 갔다가 엄청 고급스럽게 생긴 멀티 펜을 발견했는데 그게 바로 퓨어몰트였다. 손으로 잡는 그립부가 오크 나무로 되어 있어서 상당히 세련되고 고급스러워 보였다. 그동안 펜을 살 때 가장 중요시 했던 것은 '가성비'였던 나로서는 구매에 상당히 고민이 많았다. 제트스트림펜 치고는 멀티펜 이어도 2만원 후반대의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디자인 하나만 보고 구매를 결심했다.
온라인에서 구매하면 배송비를 포함해서 2만원 정도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무료각인을 해주는 판매처도 있는데 펜에 각인을 해서 구매할 경우 펜에 대한 애정이 높아져서 좋은 것 같다.
기존에 제트스트림 멀티펜들은 손으로 잡는 그립부가 고무로 되어 있어서 오래 사용하면 닳거나 늘어나서 그립감이 그립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퓨어몰트 제트스트림 멀티펜은 그립부가 딱딱한 오크 나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고무처럼 흐물흐물 해지거나 그립감이 변하는 일이 없어서 문구 덕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제트스트림 퓨어몰트 멀티펜 <MSXE5-2005-07> 상자의 모습
퓨어몰트는 상자도 이렇게 고오오급 스럽다.
내 생전 어떤 상자에 들어있는 펜을 구매해본 적이 없다. 이런 케이스도 주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상당히 좋을 것 같다.
퓨어몰트 외관의 사진이다. 윗부분은 진한 갈색으로 되어 있지만 손으로 잡는 그립 부분은 오크나무 그대로의 색을 가지고 있다. 경계 부에 PURE MALT라는 고급스러운 폰트로 인쇄가 되어있는 것이 포인트이다. 개인적으로는 디자인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드 그립부와 갈색빛을 띄는 검정색의 본체의 색 조합도 너무 영롱했다.
무게는 상당히 무거워서 아쉽게도 오래 필기할 경우에는 손목에 무리가 약간 오는 거 같았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제트스트림 멀티펜에 약 1.5 배 정도의 무게가 되는 거 같다. 이런 묵직한 그립감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올해 필기를 해야 하고 팬을 오랫동안 잡고 있어야 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운 무게였다. 약간만 가벼웠더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사실 문구점에서 한 번 들어봐서 무거운 거 알면서도 앞서 말했듯이 디자인 딱 하나만 보고 샀다ㅋㅋㅋ
제스스트림과 퓨어몰트로 써본 글씨. 사진에도 보이다시피 제트스트림의 잉크가 훨씬 진하고 더 부드럽게 써진다.
퓨어몰트 제트스트림 4 & 1 은 검정색 파란색 빨간색 초록색 팬 4가지와 샤프 한 가지 들어 있어서 4 & 1 이 된 것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에 들어가는 리필심은 제트스트림 리필심이다(일반 제트스트림과 동일한 리필은 아니고 퓨어몰트 호환용 제트스트림 리필심이다). 평소 필기감이 좋은 제트스트림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글씨가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써지고, 다른 저가형 볼펜들에 비해 더 글씨가 매끄럽게 나가는 점이 좋았다.
제트스트림의 리필심이다. 일반 제트스트림의 리필심과는 다른 리필심(SXR-80)이 들어간다.
리필심은 펜의 굵기에 따라 다른데 0.7mm의 경우 경우 SXR-80-07, 0.38mm의 경우는 SXR-80-38로 되어있다.
색도 검, 파, 녹, 빨 종류가 있어서 색별로 굵기 별로 마음껏 낄 수 있다.
나는 쓰다보니 초록색을 잘 안 쓰게 되어서, 기본으로 들어있는 초록색 0.7mm의 리필을 빼고, 검정색 0.38mm을 넣어서 사용했었다.
이렇게 펜을 구매하면서 리필심도 종류별로 약 20가지정도 구매했는데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왜?
퓨어몰트는 '쿠크다스'였기 때문.
집에서 필기를 하다가 땅바닥에 가볍게 떨어뜨렸을 뿐인데 금이 주우욱 가버렸다. 쓴 지 1주일 만에. 저렇게 금이 가면 돌려서 닫을 수가 없기 떄문에 손에 쥐고 필기를 할수가 없다.
사실상 펜을 쓸 수 없는 것. 강력 접착제로 며칠 연명하다가 안될 것 같아서 새로 주문하기로 했다.
몇십 개 구매해놓은 리필심이 아까워서라도 그냥 재구매를 하자 해서 구매를 했는데
일주일 후
?????????????
이번에도 또 깨졌다. 이번에도 정확히 딱 일주일 쓰고 방바닥에 한 번 살짝 떨어뜨렸는데 깨져버렸다.
선녀같던 퓨어몰트의 디자인도 이제 꼴보기 싫어졌다.
20년 넘게 펜을 써오면서 수없이 많이 떨어뜨렸는데 한 번에 낙하에 이렇게 바로 금이 가버리는 펜은 정말 처음인 것 같다.
그래도 리필심이 아까워서 강력접착제로 어찌저찌 붙여서 쓰고 있는데 계속 틈이 벌어져서 고정이 안 된다 ㅠㅠ
퓨어몰트 우드 4+1를 사려는 분들은 정말 펜에 대한 애정이 뛰어나서 갓난아기 다루듯이 대할 수 있는 분이거나, 아니면 조심성이 뛰어나서 펜을 절대 땅에 떨어뜨리지 않는 분들만 구매하시기를 추천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