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스마트워치 중 가성비로 유명한 미밴드1, 미밴드 2, 미밴드 3를 사용한 적이 있는데 굉장히 만족하면서 사용했었습니다. 특히 미밴드 3는 각종 메시지나 어플의 알림기능은 말할 것도 없고 만보기와 수면측정 기능이 정확도가 굉장히 높아서 1년 넘게 사용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면 바로 디자인입니다. 질릴 때마다 여러 스트랩을 바꾸어가면서 착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미밴드의 너무나도 투박한 디자인 때문에 계속 다른 스마트워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바로 MATE2+이었습니다. MATE2는 프랑스의 NOERDEN(노든)이라는 중소기업에서 만든 스마트 워치로 기존의 스마트 워치의 여러 단점을 보완해서 나왔다고 합니다. 2월 경부터 와디즈에서 펀딩을 시작했는데 저는 MATE의 디자인에 반해서 바로 펀딩을 했습니다. MATE2, MATE2+는 2100% 펀딩률로 성공적으로 마감을 했으며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 굉장히 멋있게 생긴 MATE2+의 디자인
MATE 2+ 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장점은 바로 디자인과 배터리였습니다.
사진에서 보다시피 일반적으로 알려진 액정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는 스마트워치가 아니라 일반의 손목시계와 비슷하게 초침과 분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자인도 상당히 깔끔하게 생겨서 거의 한 눈에 반했습니다. 여러 시계 줄로 교체를 할 수도 있는데 저렴한 가격에 호환용 시계줄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배터리적인 측면도 매우 컸습니다. MATE 2는 충전하는 제품이 아니라 무려 1년에 한 번씩 배터리를 교체하는 스마트워치입니다. 배터리 가격은 1000원 미만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제가 그동안 착용했던 미밴드의 경우는 3주에 한 번꼴로 충전을 해야 했습니다. 갤럭시워치나 애플워치가 2일에 한 번씩 충전을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오래가는 편이었지만 휴대폰이나 이어폰 등 여러가지를 충전해야 하는데 시계까지 충전을 해야 하는 것이 은근히 귀찮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에 한 번 손쉽게 배터리를 구매해서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 상당히 큰 이점으로 다가왔습니다.
홈페이지에 설명되어있는 각종 기능들
시계 자체에는 디스플레이가 없고 램프가 하나 있는데 그 램프와 진동을 통해서 각종 알림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능을 휴대폰 상의 어플을 통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즉, 시계 자체에서는 각종 조정이 힘들어서 어플 의존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상당히 길게 설명이 되어있지만 사실상 사용할만한 기능은 거의 없습니다.
노든 MATE2+ 구매 및 수령
2월 말에 와디즈에서 펀딩을 하고 4월 11일에 받았습니다. 애초 4월 10일 이후 배송되기로 약속이 되어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펀딩의 약속은 굉장히 잘 지킨 셈입니다. 저는 와디즈에서 처음 하는 펀딩이었기 때문에 상당히 두근거리면서 기다렸습니다.
▲ 회색 실리콘 스트랩을 착용한 모습
우선 받았을 때 디자인 측면에서는 역시나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기본 검은색 가죽 줄에 브라운 가죽 스트랩, 실리콘 스트랩도 추가적으로 구매를 했는데 시계줄의 교체가 상당히 쉽고 시계 본체와도 잘 어울려서 예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30초면 시계 줄의 교체가 가능해서 기분이나 의상 컨셉에 따라 자주자주 바꾸어 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이제 사용한 지 4일차가 되었는데 4일 동안 사용해 본 소감을 말하자면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처음에 받고 와디즈 사이트의 펀딩 후기들을 보니 평점이 2점 초반대일정도로 악평이 자자했습니다.
▲ 2.2점으로 매우 낮은 와디즈 평점
노든 MATE2+ 4일 사용 후기
1. 휴대폰과의 불안정한 페어링
첫 연결은 굉장히 스무스하게 잘 되었습니다. 시계의 전원버튼을 켜고 어플을 켜자마자 0.5초만에 연결이 되는 걸 보고 상당히 설렜었습니다. 그런데 1시간만 사용해도 연결성이 최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분명히 휴대폰에는 알람이 오는데 워치에는 진동이 울리지 않아 확인해보면 어느새 연결이 끊어져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연결이 한 번 끊어지면 다시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어플을 종료하고, 블루투스 설정에서 워치를 아예 등록 해제를 하고, 휴대폰을 껐다 켠 후에야 다시 연결이 됩니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절대 연결이 되지 않아 신기합니다. 와디즈 후기를 보니 나만 이런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증상을 호소했습니다.
휴대폰과 시계의 거리가 조금만 떨어지면 바로 연결이 끊어져버리고, 거리가 떨어져 있지 않더라도 거의 1시간에 한 번 꼴로 연결이 끊어져서 저 귀찮은 연결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연결이 끊어져있는데 놀랍게도 수면 측정이 안 됩니다. 나는 분명 8시간 잤는데 왜 0시간이요?
2. 야광
▲ 와디즈 펀딩 페이지에서 설명하고 있는 야광 기능
또 MATE2+가 매력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가 시계의 시침과 분침이 야광이어서 밤에 불빛이 없어도 시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야광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아주 희미하게 보일랑 말랑 할 것 같기도 한데 절대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닙니다. 이것 역시 와디즈 후기를 보니 저와 동일한 불만을 가진 사람이 매우 많았습니다. 이 점은 상품의 설명과 전혀 달랐다는 점에서 '사기 당했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습니다.
3. 사진 촬영
상품의 상세 설명에는 시계의 버튼을 누르거나 흔들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되어 있는 것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반 카메라로 되는 것이 아니라 NOERDEN 어플에 있는 카메라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일반 화질 좋은 카메라를 두고 시계 어플에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까요..? 이 점에 대해서 명시하지 않은 점이 상당히 화가 났습니다. 3천원짜리 셀카봉을 사도 일반 카메라 어플에서도 사진 촬영이 되는데 17만원짜리 시계에서 안 된다?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4. 알림 기능
미밴드를 사용했을 때는 다양한 어플의 알림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각종 커스텀 어플도 있어서 여러 어플의 알람의 설정도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MATE2+의 어플에는 알람을 울릴 수 있는 종류가 한정이 되어있습니다.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전화, 문자 등의 알람이 없고, 나머지는 한국인은 거의 사용하지 않을 위챗, 스냅챗 등등의 알람이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확장성을 가졌던 미밴드의 알람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특히 카카오톡의 경우에는 알림을 설정하지 않은 채팅방의 알람도 울려줍니다. 이 역시 설정이 불가능합니다.
5. 진동
이것 역시 와디즈 후기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입니다. 진동의 세기가 매우매우 약합니다. 가만히 있을 때는 진동을 느낄 수 있지만 움직이거나 활동을 할 때는 전혀 느끼지 못할 수준입니다. 미밴드1, 2보다 훨씬 약한 정도의 진동입니다. 그래서 거의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6. 음악 컨트롤
시계의 유리를 두 번 누르거나 세 번 누르면 뒷 곡, 앞 곡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는 것도 MATE2를 구매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이 기능 역시 매우 실망스러웠습니다. 유리를 부술 듯이 두 번 두드려야 겨우 곡이 바뀝니다. 살짝 톡톡 하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는 수준입니다.
그런데 약올리기라도 하듯이 시계가 옷에 스쳐서 닿을 때는 또 음악이 바뀝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민감도가 아주 제멋대로입니다.
7. 걷기 측정, 수면 측정의 부정확성
이것도 최악인 부분입니다. 걷기 측정 수면 측정 모두 엉망입니다. 우선 걷기 측정을 보면 보정이 전혀 없습니다. 손을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걸음으로 측정됩니다. 미밴드의 경우는 거의 정확하게 걸음수를 측정하지만 MATE는 정확도가 아예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심지어 수면 중에 자고 일어나면 그 뒤척임만으로도 2000보가 증가해있습니다. 아주 놀랍지요
▲ 분명히 8시간 푹 자고 일어났는데 0시간 00분 수면
수면 측정은 더더욱 가관입니다. 아예 측정을 제대로 못하는 날도 있고(0시간으로 측정됨), 잠깐 눈을 떠서 시계를 보면 그걸 기상으로 파악을 합니다. 어이없게도 자고 일어나서 몇시에 자고 일어났는지 아침에 일어나자 확인을 하고 스스로 수정을 해야 합니다. 스마트 워치가 아니라 '멍청한' 워치가 아닐까요?
8. 분실방지 알람
MATE는 휴대폰의 분실방지 알람을 지원합니다. 시계의 버튼을 두 번 누르면 휴대폰에서 알람을 울려주어 휴대폰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우선 계속 알람이 자동으로 끊어지기 때문에^^ 이 기능을 쓸 수 있을 때가 거의 없으며, 휴대폰이 벨소리로 되어있을 경우 정말 시끄럽고 최고의 볼륨으로 알람이 울립니다. 정말 깜짝 깜짝 놀랍니다. 물론 당연히 어플에서 설정을 할 수 없습니다.
9. 부실한 어플
시계에서 조정을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어 어플을 많이 기대했지만 어플이 심플하기 그 자체입니다. 아래는 어플의 화면입니다. 굉장히 심플하지요? 심플하다는 것은 기능이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아래는 어플의 화면인데, 두 스크린샷이 어플의 거의 전부입니다.
10. 메이커의 대응
지금 와디즈의 상품평에는 아주 난리가 났습니다. 사람들의 환불 요청이 끊이지 않고 불만도 넘쳐나는데 전혀 대응이 없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해결 방법을 알려주거나 소프트웨어로 해결이 가능하다면 해결을 약속해야 하는데 묵묵부답.
11. 가격
▲ 72시간 한정 얼리버즈 MATE2+의 가격은 144,000원
2만원대인 미밴드보다 못한 이 '멍청한'워치 MATE2+의 가격은? 무려 14만 4천원입니다. 그것도 얼리버드로요
와디즈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펀딩을 해 보았고, 2달 가까이 두근두근 하면서 기다렸는데 이것이 결과물이라서 상당히 실망스럽습니다. 우선 연결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고 상품 페이지에 설명한 야광 기능도 되지 않기 때문에 시계의 기능도 반쪽짜리입니다. 그냥 시계를 돈주고 베타테스터 하는 기분입니다. 저는 환불을 강하게 요청할 예정입니다. 구매하실 분들은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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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5일 어플의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이 업데이트로 인해서 페어링 불안정 문제는 거의 해결 되었으며 거의 24시간 페어링 연결은 안정적으로 가능해진 것 같습니다. 노든의 발빠른 대처가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펀딩금 반환 신청을 4월 24일까지 받는다고 하는데 저는 고민 결과 펀딩 반환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한 달 정도 추가적으로 사용해보고 추가적으로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