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꿈 이야기

저는 나름 자부심 있는(?) 탈모 블로거로서 예전부터 계속 계획을 해두고 있었던 포스팅 주제는 '탈모 유전자 검사'였습니다. 탈모약 10년차, 모발이식 5년차인 저는 솔직히 말하자면 제가 탈모유전자를 갖고 있을 거라고는 확신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항상 궁금해하고 있었지만 비싼 비용문제 + 병원에 직접 가야 하는 귀찮음의 문제로 거의 몇 년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할 시기가 되었고, 선택 검사 항목에 '탈모유전자검사'가 있어서 신청을 하고 유전자검사를 받아보았습니다. 비용은 10만원으로 꽤나 비싼 비용이었고, 탈모, 모발굵기에 대한 4개 유전자를 분석하여 개인별 유전요인을 판정해주고 관리처방까지 안내해준다고 합니다.


유전자 검사라고 해서 매우 거창한 걸 생각했지만 과정은 정말 간단했습니다. 정확히 1분도 안 걸려서 끝날 과정이었습니다.

 

탈모 유전자 검사 과정

 

병원에 가면 이렇게 생긴 통이랑 면봉을 주는데, 면봉을 가지고 양 옆 볼쪽 입에 넣어서 30번씩 돌려가며 표피를 긁어서 세포를 묻혀주고 통에 담으면 끝입니다. 이렇게 하고 제출을 하면 유전자 검사를 해서 한달 뒤에 다른 건강검진 결과와 함께 우편으로 날라옵니다!

 

탈모유전자검사 과연 결과는?

 

두근두근... 무려 10만원을 투자한 탈모 유전자검사의 결과는 어떤 방식으로 나올까요?!

검사 결과서는 에이포용지 딱 세 장 분량으로 간단하게 나옵니다. 저의 유전자는?!

 

탈모 유전자 검사 결과지

 

결과는 세 가지 분류로 나누어서 나왔습니다. 남성/여성형탈모, 원형탈모, 모발 굵기로 나누어서 유전형및 종합 결과가 나왔고 

안드로겐성 탈모 유전자(남성, 여성형 탈모) chr20p11(rs2180439, rs1160312)에서 위험 인자를 부, 모 중 한쪽으로만 받은 유전형이 나타났습니다.
원형탈모 유전자 HLA-DQB1에는 위험인자를 부,모 양쪽으로부터 모두 받은 유전형이 나타났습니다.
모발굵기 유전자 EDAR에는 위험인자를 양쪽 어디에서도 받지 않은 유전형이 나타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의외의 결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남성형탈모는 양쪽에서 모두, 원형 탈모는 양쪽 어느곳에서도 받지 않고, 모발굵기는 양쪽 모두에서 받았을 것이라고 예상 했었는데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와서 신기했습니다. 모발굵기 위험인자를 부모님 두 분중에 아무도 안 물려주신 거면 제 머리카락은 왜이렇게 가늘고 힘이 없는 건데요ㅠㅠ 그리고 양쪽에서 원형탈모의 유전자를 모두 받았다고 했으나 원형탈모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탈모 유전자 검사 결과지

 

무슨 의미인지 명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위험인자는 일정한 염기서열이 아니고. 각 유전자마다 특정부위 하나가 바뀌는 것(SNP)을 의미하고, 그 특정부위가 바뀌게되면 유전자 변이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합니다.

1) 위험인자를 부, 모 양쪽으로부터 모두 받은 유전형: Mutant Homozygous
2) 위험인자를 부, 모 중 한쪽으로부터만 받은 유전형: Heterozygous
3) 위험인자를 양쪽 어디에서도 받지 않은 유전형: Wild Homozygous

 

 

탈모 유전자 검사 결과지

 

 

결과를 요약한 탈모 유전자 검사 분석서에 의하면,

안드로겐성 탈모 유전자에 일부 변이가 관찰되었으므로, 안드로겐성 탈모에 대한 예방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원형탈모 유전자에서 뚜렷한 변이가 관찰되었기 때문에 원형 탈모증에 대한 대비를 하셔야 합니다. 원형탈모증은 신체가 자신의 모낭을 공격하고 머리카락의 성장을 억제하거나 중지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유전적 소인과 스트레스가 발병의 원인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원형탈모증의 증상이 나타나면 생활 습관과 스트레스를 개선해야 하고, 의사와 상담을 권장해 드립니다.

모발굵기 유전자에는 변이가 없었으므로, 모발굵기에 대한 위험도가 낮은 타입입니다. 유전변이의 소견은 없으나 모발이 가늘어진다는 것은 탈모의 전조 증상 중 하나이므로 평소 관심있게 자가진단을 통하여 예방적 관리를 하시기 바랍니다.

*유전자 테스트 결과는 사람의 건강에 간한 단 하나의 유전적 정보만을 제공합니다. 다른 환경적요인, 생활방식, 가족력에 따라서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전문가와의 상담을 권장합니다.

한줄로 요약하자면, "너 탈모일 확률이 높으니 관리해라" 인 것 같습니다.

 

 

탈모 유전자 검사 결과지

 

위의 그래프처럼 탈모의 유형별로 나누어서 분석을 한 도표도 있으나 제가 어떻게 읽는지를 모르겠어서 패스했습니다ㅎㅎ

 

 

탈모 유전자 검사 결과지

 

 

마지막 페이지에는 탈모의 원인들과 탈모를 예방하는 법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분들이 그렇겠지만 남성형탈모의 원인은 99% 유전이고, 치료법은 90%이상이 먹는 약(프로페시아, 아보다트)와 바르는 약(미녹시딜)이기 때문에 적당히 보면 될 것 같습니다ㅋㅋ

 

 

탈모 유전자 검사 결과지

 

 

마지막으로 제가 궁금했던 탈모 유전자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습니다.

*Chr20p11

: 남성/여성형 탈모(안드로겐성 탈모)와 관련된 유전자로, 변이가 있는 경우 7명 중 1명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하여 남성/여성형 탈모 가능성이 7배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남성/여성형 탈모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호르몬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ihydrotestosterone, DHT)'입니다. 안드로겐의 여러 종류 중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은 모낭 주위에 많이 분포되어있는 5a-환원효소에 의해 'DHT'로 바뀌게 됩니다. 이 'DHT'가 많아질수록 모발의 성장기간은 짧아지고 모낭의 크기는 작아지게 되며, 점차적으로 가늘어지고 짧아져 결국 탈모로 이어지게 됩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탈모 환자의 81.5%에서 아버지도 중증도 이상의 탈모 증상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L2RA와 HLA-DQB1

면역 항상성 및 자가 면역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로 변이가 생길 경우 원형탈모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가면역이랑 우리 몸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물질을 이물질로 착각하여 그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공격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세포를 이물질로 잘못 인식하여 공격함으로써 머리카락이 자라지 못하고 빠져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연구겨로가에 따르면 원형탈모 환자의 20~30%가 가족력을 갖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EDAR 유전자

피부, 머리카락, 손톱, 이, 땀샘 등의 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동아시아인들은 EDAR 유전자에 'C' 유전형을 가지고 있어 굵은 머리카락을 갖고 있습니다.

 

 

탈모 유전자 검사 결과지

 

남성이 스트레스를 받는 대부분의 탈모 유형인 남성형 탈모의 경우,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탈모 환자 중 81.5%는 아버지도 탈모 증상을 갖고 있음이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즉,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며, 증상이 의심될 경우 가족력을 확인해보는 게 가장 유효한 진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탈모 유전자검진은 꽤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비용이 10만원 정도로 약간 비싸고, 탈모 진단을 받는다고 해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탈모약 복용뿐이기 때문에 탈모가 의심되는 경우 꼭 유전자 검사를 하기 보다는 미녹시딜이나 먹는 탈모약의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시간낭비를 조금이나마 막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탈모에도 골든타임은 존재하고, 그 기간을 놓쳐버리면 빠진 머리는 다시는 나지 않기 떄문이지요.. 솔직히 본인이 탈모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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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탈모 관련 글을 블로그에 쓰는 사람으로서 재미삼아, 정보공유삼아 한줄 요약 '탈모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니 주의를 해라'을 10만원이라는 비싼돈을 내고 주고 받아봤는데 조금 돈이 아깝긴 해도 후회는 없습니다! 혹시 자기가 진짜 애매해서 탈모인지 궁금하고 답답하신 분들에게는 검사를 추천드리고, 뺴박 탈모이신 분들은 그냥 유전자검사 비용 아껴서 약값에 보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