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꿈 이야기

평소에 곱창도 좋아하고 쌀국수도 좋아하는 나였는데 강남역 땀땀이라는 곳에 곱창 쌀국수라는 메뉴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안 먹으러 갈 수가 없었다. 특히나 나를 이끌었던 것은 쌀국수 면과 육수가 '무한리필'이라는 사실! 그래서 강남역이 집과도 가깝겠다 알게되자마자 며칠 안에 친구들을 꼬셔서 바로 갔다왔었다.

▲ 땀땀의 위치





강남역 곱창 쌀국수 맛집 땀땀 :: 실망했던 방문후기 및 메뉴 정보 1

▲ 강남역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땀땀(tam tam)
건물의 전면에 간판이 크게 붙어 있어서 가게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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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 앞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모습
입구 근처에 사람이 많이 몰려있었다
(3월에 포스팅을 하지만 작년 더울 때 방문하고 작성했다가 까먹고 있다가 올리는 후기라서 사람들이 반팔을 입고 있다)

사실 쌀국수 가게에 웨이팅을 오래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는데 7시경에 도착을 하니 거의 10팀 가까이 기다리고 있었다. 앉아서 기다릴 수 있도록 가게의 옆부분에 노란색 의자를 놓아두었는데 바로 앞으로 차들이 계속 지나다녀서 위험했다. 저 노란색 의자에 앉아있는 인원이 모두 빠졌다고 웨이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게 내부에도 추가적으로 의자가 있어서 안에서도 기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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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의 옆면 유리창에는 웨이팅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 대기시 카운터에서 번호표를 받아주세요. 다른 가게를 막지 말아주세요"

아마 웨이팅 길어져서 입구 근처에 인파가 몰리니까 다른 가게들에서 클레임이 들어왔나보다.


가게의 내부가 좁은 편도 아니고 상당히 넓은 데다다 테이블도 매우 많고, 쌀국수의 특성상 회전율도 빠름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무지 많았다. 운이 안 좋았는지 30분 정도를 기다려서 겨우겨우 들어가게 되었다. 블로그 검색 후기를 보니 피크타임에 도착한 경우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웨이팅 할 때 또 다른 특이점은 모든 일행이 도착해야 번호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세 명이 일행이라면 세 명이 모두 도착해야 번호표를 주고 한 명이나 두 명이 먼저 도착해서 '세 명' 번호표를 받을 수는 없었다. 나도 일행 한 명이 늦게 도착하는 상황이었는데 번호표를 안 줘서 30분 정도를 더 기다려서 번호표를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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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땀의 메뉴판


시그니처메뉴인
매운 우삼겹 쌀국수 11.0
매운 소곱창 쌀국수 14.0

양지 쌀국수 9.0
우삼겹 쌀국수 10.0
양지&우삼겹쌀국수 11.0
직화 숯불 소고기 쌀국수 12.0
돼지갈비 쌀국수 13.0
숯불구이 돼지고기 덮밥 10.0
하노이 분짜 11.0

양지, 우삼겹, 꼬리, 힘줄 쌀국수 15.0
꼬리 쌀국수 16.0
힘줄 쌀국수 14.0

짜조 (2ea) 3.0
코코넛 쉬림프 & 프리스피 롤 (4ea) 5.0

그리고 메뉴판 상단에는 '쌀국수 면과 육수는 무한리필이 가능하다'고 씌여있다.


사실 한 그릇의 쌀국수 치고 저렴한 편은 아니다. 특히,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매운 소곱창 쌀국수는 1만 4천원으로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육수와 면이 무한리필이 되니까 충분한 양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용납 가능한 가격이었다.


우리 일행은 오랜 시간 웨이팅을 했기 때문에 배가 많이 고파져서 매운 소곱창 쌀국수 3그릇과 짜조, 크리스피 롤 등 여러 가지를 주문하려고 했다. 주문하려는데 아무리 벨을 눌러도 직원이 오지 않고 저 멀리서 테이블을 닦고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여기서 머릿속으로 물음표를 한 번 띄웠지만 '바쁘면 그럴 수 있지'라고 넘겼다. 그런데 주문을 하려고 하니 마감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짜조나 롤은 주문이 불가능하단다. 마감 시간이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자체마감을 벌써 한다고?


어쩔 수 없이 매운 소곱창 쌀국수만 세 그릇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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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땀의 매운 소곱창 쌀국수


메뉴는 놀랍게도 5분만에 나왔다.
그릇의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상당히 깊어서 양이 굉장히 많았다. 그리고 소곱창의 특유의 향과 쌀국수 특유의 향이 섞여서 상당히 신기한 국물의 맛을 만들어냈다. 곱창전골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곱창전골의 쌀국수 특유의 향신료 향이 섞인 맛이 났다. 어디서도 맛본 적 없었던 특이한 맛으로 상당히 중독성이 있었다.
그리고 곱창의 양도 생각보다는 많았다. 위에 몇 조각 올려주는 정도가 아니라 그릇 안에 그득그득 들어있었다. 1만 4천원이라는 비싼 가격의 값을 하는 것 같았다. 쌀국수의 면도 불지 않고 딱 적당했으며 국물과도 잘 어우러졌다.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나도 맛있게 먹을 정도로 매운 맛도 딱 적당했다.

한 그릇을 10분만에 뚝딱하고 면을 리필하고자 벨을 눌렀다. 그런데 역시나 가게 전체에 벨소리가 울려퍼지는데 직원은 본체도 안 하고 자기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소리내어 직원을 불렀다. 그런데 웬걸? 주방을 이미 마감해서 쌀국수 면의 리필이 안 된단다. 육수는 그럴 수 있다고 쳐. 그런데 면도 리필이 안 된다고? 가게 마감시간이 30분 남았는데 주방을 미리 마감했다고? 그래 미리 마감할 수 있다고 쳐. 그러면 왜 주문할 때 주방을 마감해야 해서 리필이 안 된다는 말을 설명해주지 않았던 건데? 메뉴판에 그렇게 떡하니 리필이 가능하다고 써놓고?
심지어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리필이 안 된다고 말하고 훅 가버렸다.

식당에서 알바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써 조금은 황당했다. 당연히 주방마감시간과 홀 마감시간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런데 어느 식당이든지 주방 마감으로 인해서 홀에 차질이 생기면 손님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거나 설명을 해주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너무 당황했던 우리는 찜찜한 식사를 마무리하고 서둘러 가게를 나왔다. 사실 맛만 평가하라고 하면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식사이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은 가게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