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꿈 이야기

버스 정류장 의자에 놓여 있는 노란 방석의 정체는? 1




얼마전부터 버스 정류장에 있는 앉아 있을 수 있도록 한 의자에 노란색 방석이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 노란 방석을 봤을 때는 누가실수로 놓고간 건가? 라고 생각했었다. 'YEOL'이라는 문구가 노란 방석에 씌여져 있는데 이름이 써있는 걸로 보아 누가 버스 정류장에 방석을 놓고 앉아 있다가 버스가 와서 그걸 까먹고 간 것이 분명하다고 머리 속으로 혼자 결론을 냈었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놓여 있는 노란 방석의 정체는? 2

사진은 서울대학교 버스 정류장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노란 방석



버스 정류장 의자에 놓여 있는 노란 방석의 정체는?3

방석에는 'Yeol'이라는 문구의 수가 놓여있다.



그런데 웬걸?
근처 다른 버스 정류장을 지나는데도 노란색 방석이 놓여있는 것이다. 똑같이 노란색 방석에 'YEOL'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방석이었다. 의자에 끈으로 고정되어 있는 방식도 똑같았다.

그 노란 방석의 정체가 도대체 뭘까 하고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드디어 찾아냈다.

버스 정류장 의자에 놓여 있는 노란 방석의 정체는? 4

이효열 예술가님의 인스타그램 中 


바로 이효열 예술가의 '네모난 봄' 캠페인 이었던 것이다. 방석에 적힌 YEOL이라는 문구가 이효열 예술가의 '열'이었던 것. 이 네모난 봄 캠페인은 이효열 예술가가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 따뜻했으면 해서 매년 겨울에 버스 정류장에 설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으니 매우 감동적이었다.
겨울에는 정말 힘들어서 버스 정류장에 앉고 싶어도 얼음장 같은 정류장 의자에 엉덩이를 대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았다. 특히 임산부 같은 경우에는 이런 작은 캠페인이 간절했을 것이다. 나뿐만 아니라 나 같이 의심 많은 사람들은 버스 정류장 의자에 놓인 방석을 보아도 혹시 누가 놓고간 것이면 어떡해? 하는 걱정에 선뜻 앉지 못할 경우가 많다. 사실 나만해도 이 사실을 알기 전에는 추운 겨울에도 방석 위에 차마 앉지 못하고 차가운 의자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렸었다.

이효열 예술가님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니 지하철역사에서 등을 기댈 수 있는 쿠션을 설치해 놓는 등 세심한 캠페인을 많이 진행하고 계신 것 같았다. 세상의 변화는 조그마한 배려에서 시작되는 법. 위에 링크를 건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더 많은 활동이나 캠페인들을 볼 수 있다.